ab > 우자이/가구와 소품 그리고 공간 (8) 리스트형 영화관과 라운지 코엑스 메가박스의 라운지 코엑스를 가면 별 일 없더라도 메가박스 라운지에 들른다. 늦은 밤에 가면 고요하니 좋고, 주말에 가면 복작복작해 사람 구경하기 좋다. 꽤 넓은 실내 공간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는 감각이 좋다.라운지가 만들어질 수 있던 까닭은 일요일에 영화를 볼 겸 메가박스 라운지에 들렀다. 영화 시작까지는 시간이 남아 라운지에 앉았다. 팝콘은 미리 사 둔 터였다. 온갖 영화 예고편을 보고, 배우들이 나오는 광고를 별 생각없이 봤다. 공간을 울리는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면 생각의 소리는 사라졌다. 한참 뒤 프로그램 관계를 그려봤다. 영화관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영화가 끝나고나면 순간 많은 사람들이 몰리곤 했다. 시작 전엔 사람들은 미리 도착해서 발권도 하고 팝콘과 콜라.. 엄암리 완숙토마토 박스 디자인 엄암리 완숙토마토 박스 디자인 건축은 '어른의 자금'(구마 겐고는 그렇게 표현했다 - 탄파쿠나 게시글)으로 움직인다. 한국은 일본보다 더 심히 그렇다. 각자의 단독주택에서 사는 게 아니고 대부분 빌라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살아서 그럴 거다. 단독주택을 짓는 돈 보다 공동주택을 짓는 돈이 훨씬 많이 드는데 여럿이 모여사는 바람에 건물을 지을 의뢰는 적다. 반면 나는, 여전히 어리고 모르는 게 많다. 어른의 자금이 흘러가는 세계에선 나를 믿고 맡겨줄 사람은 없다. 그래도 내 생각이 어떤지 세상에 계속 드러내 보이고 싶다. 또 부동산의 가치나 공공의 가치가 아닌 무엇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 친구의 제안을 덥석 물었다. 친구는 완숙 토마토를 길러 시장에 팔려고 하는데, 아직 상품명이나..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의 극장형 계단 - 깊은 장면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에는 극장형 계단이 있다 삼성역 근처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에 갔다. 원하는 원두를 고르고, 추출 방법을 선택하곤 뒤를 돌아봤다. 조금 놀랬다. 검정의, 다소 가파른 그리고 큰 계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계단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역할을 했고 또 머무르는 장소의 역할을 했다. 이 카페를 설계한 민현준 건축가와 그의 사무소 MPART 건축사사무소 블로그를 들어가 보면 이렇게 설명되어있다. 1층과 2층을 개방하여 극장형 계단을 만들어 이동 동선 겸 머무르는 혹은 이벤트 장소가 되도록 했습니다. ‘극장’하면 보통 좌석 앞에 무대가 있다 처음은 조금 의아했다. 커피를 주문하고 뒤돌아서면 이렇게 강한 존재감으로 계단이 보인다는 게 당황스러웠다. 극장처럼 계단이 쓰이기 위해서는 무대가 되는 공간이 .. 경복궁역 나무사이로 속 다락방 - 비로소 두런두런 얘기할 공간을 찾았다. 2월 19일 일기 토요일 점심, 송과 후배 한명을 만났다. 그리고 노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는 광화문에 모였다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에게는 전날 쌓인 숙취를 풀기 위해 햄버거를 먹었다. 정확히는 치킨버거였다. 치킨버거는 양손 들고 먹어야 했고, 막 만들어져서 육즙이 계속 흘러내렸다. 입가에는 소스가 계속 묻어났다. 맛도 있는 바람에 먹기 바빴다. 휴지는 테이블 위에 쌓여갔다. 그 둘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이제 막 건축을 업으로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에 대한 얘기였는데, 내용이 구체적으로 뭐였더라? 아무튼 우리는 분주한 식사를 마쳤다.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나무사이로 내자점, 경복궁역 근처, 커피 잘 하는 곳, 한옥을 리모델링하여 운영되는 곳. 여기에선 둘의 얘기를 더 잘 .. 인덱스숍 속 공간 - 둘러 앉아 서점을 바라보기 커먼그라운드 Index 건대입구역 커먼그라운드 3층, 독립서점 인덱스숍은 책 읽기 좋은 카페이기도 하다. 서점과 카페가 높은 층고를 가진 공간 안에 한데 섞여있다. 책이 진열되어있는 공간과 테이블이 놓인 공간은 서로 다른 높이차로 만난다. 책이 놓인 곳 밑 테이블에선 서점에 놓인 책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창가여서 따뜻한 빛을 받으며 무언가에 몰입하기 좋아 보였다. 서가보다 위에 놓인 테이블에서는 서점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느티나무 도서관 속 원두막 공간과 비슷했지만 달랐다. 느티나무 도서관 속 원두막 - 1.2m의 둥둥 떠있는 아늑한 공간 느티나무 도서관 속 여러 책 읽는 공간들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에 들어서면 책 읽는 경험과 그 공간에 대한 많은 고민이 느껴진다. 도서관엔 세로로.. 느티나무 도서관 속 원두막 - 1.2m의 둥둥 떠있는 아늑한 공간 느티나무 도서관 속 여러 책 읽는 공간들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에 들어서면 책 읽는 경험과 그 공간에 대한 많은 고민이 느껴진다. 도서관엔 세로로 긴 창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책상이 있다. 그리곤 이렇게 써 붙여놓았다. ‘이곳에서 창 멍을 때려보세요.’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 보거나, 밖에 걸린 나뭇가지와 햇볕을 즐기다 보면 불현듯 마음에 와닿는 문구 하나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또 서가나 의자로 만든 공간이 아닌 구획된 방들도 있다. 은밀하게 숨어 책을 읽을 수 있는 골방도 있고,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만나는 다락방도 있다. 그리고 오늘 말하고자 하는 원두막도 있다. 원두막의 사전적 의미는 오이, 참외, 수박, 호박 등의 밭을 지키기 위한 밭머리에 지은 막이다. 아파트 단지, 공원에도.. 집과 사물 쿰펠의 글, 보금자리 01_보금자리 '보금자리'의 뜻풀이 중 '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평화롭고 아늑한 곳의 비유'가 마음에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얼마나 다양한 보금자리를 경험해볼까? 누군가는 평생을 한 도시, 동네, 집에 ab-ba.tistory.com 쿰펠의 글을 읽다 보니 도쿄에서 건축설계를 하고 일본에서 출간되는 건축 서적을 번역해 올려주는 '탄파쿠나'의 게시물 하나가 생각났다. '지금까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마음'과 '가구나 식기가 구비된 집'에서 살다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문장에서 그랬다. 쿰펠은 마음의 변화가 생긴 것 같았고, 그 마음이라면 전혀 다른 사물들을 고르고 집에 두게되지 않을까? 맞다! 언젠가 집에 둘 좋은 가구 하나 소개해달라는 그의 말도 생각났다. 삶이 바.. 가구와 몸의 치수와 활동 방은 가구로 나뉘어 있다 가구에 대해 고민하다 내 방을 둘러보았다. 퇴근하고 앉아있는 공간은 1인용 쇼파와 높은 책장과 책 선반과 스탠드로 구획했다. 잠자는 공간은 암막 커튼과 침대 헤드로 문과 창문의 시각적 연결을 막았다. 도시에서 건축으로, 건축물이 여러 방들로, 그리고 그 방이 조그마한 공간들로 나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끊임없이 공간을 분할하는 과정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도시에서 어떤 블록이 여러 필지로 나뉘고, 그 필지에 건축물이 들어서면 층으로 구분이 되든, 각 실로 구분이 되든, 단위세대로 나뉘는데 이는 경제적 이유 때문인 듯하다. 아파트의 단위세대에선 구성원에 의해 여러 방들로 또 나뉜다. 주 사용자가 나뉘고, 함께 쓰는 방과 아닌 방으로 나뉜다. 거실과 부엌과 화장실과 안방과 드레스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