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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 우자이/가구와 소품 그리고 공간

경복궁역 나무사이로 속 다락방 - 비로소 두런두런 얘기할 공간을 찾았다.

2월 19일 일기

  토요일 점심, 송과 후배 한명을 만났다. 그리고 노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는 광화문에 모였다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에게는 전날 쌓인 숙취를 풀기 위해 햄버거를 먹었다. 정확히는 치킨버거였다.
  치킨버거는 양손 들고 먹어야 했고, 막 만들어져서 육즙이 계속 흘러내렸다. 입가에는 소스가 계속 묻어났다. 맛도 있는 바람에 먹기 바빴다. 휴지는 테이블 위에 쌓여갔다. 그 둘의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힘들었다. 이제 막 건축을 업으로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에 대한 얘기였는데, 내용이 구체적으로 뭐였더라?
  아무튼 우리는 분주한 식사를 마쳤다.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나무사이로 내자점, 경복궁역 근처, 커피 잘 하는 곳, 한옥을 리모델링하여 운영되는 곳. 여기에선 둘의 얘기를 더 잘 들을 수 있겠지.
  웬걸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중정에도 내부 테이블에도, 주방 위 다락에도 사람들 얘깃소리가 넘쳤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은 옆 사람들과 가까웠다. 자연스레 그들의 대화가 의식되었다. 여기도 온전히 집중하는 얘기는 힘들겠구나. 아쉬웠다.
  그러다 다락방에 앉아있던 노중년 여자분 둘이 내려왔다. 송이 대뜸 다락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저, 저기 위에 한번 올라갔다 올게요."
"나도"

  우린 테이블에 앉는 순간부터 저 다락방 공간이 궁금했던게 틀림없다. 신발을 주섬주섬 벗고 사다리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그렇게 앉자 생각했다. 대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 겨우 도착했구나. 맞네 지금 밖은 눈 내려서 참 고요하지.

@ji.1won, 다락으로 중정이 보였고 기와에 앉는 눈이 참 고요했다.

다락방 공간 단면 스케치

  사실 앉기도 전에 공간을 기록할 요량으로 내측 치수를 요리조리 쟀다. 그리고 이렇게 단면 스케치를 그려보았다.

우자이 스케치, 폭 3,000mm에 높이 1,560mm(가중평균)인 다락방

 

경복궁역 나무사이로 - 단 차이와 시퀀스

경복궁역 나무사이로 속 다락방 - 비로소 두런두런 얘기할 공간을 찾았다. 2월 19일 일기 토요일 점심, 송과 후배 한명을 만났다. 그리고 노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는 광화문에 모였다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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