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2) 리스트형 백담사 가는 길 - 자연과 사찰이 만드는 시퀀스 백담사 가는 길 부모님 고향이 강릉인 탓에 1년에 한 번 즈음 설악산에 간다. 외설악은 산의 웅장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아라 하지만, 내설악은 오르며 이런저런 생각 하기에 좋다. 험한 산길을 오르진 않고 항상 백담사 까지만 다녀온다. 버스도 다니는데 꼭 걸어서 다녀온다. 길의 단면 어느 날은 백담사까지 가는 길을 단면으로 남겼다. 4km 남짓, 1시간 거리의 길을 가며 땅과 나무와 개천의 모습을 기억하려 애썼다. 절까지 가는 길은 영실천을 따라 오르면 된다. 물은 왼편에서 혹은 오른편에서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며 흐른다. 우리는 물의 흐름을 거스른다. 경사가 조금은 있어서 중력도 거슬러 오른다. 한시간 걷다 보면 영실천과 잠시 떨어진다. 그리곤 일주문을 만난다. 작은 언덕 위에 서 있는 탓에 일주문.. 뮤지엄 산 - 건축 배치와 입면을 통한 명상의 순간 기획전시 『풍경에서 명상으로』를 돌아보기 19년 2월 뮤지엄 산에 방문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일이 가져다주는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나는 명상이 주는 평안에 목말라 있었고, 그 곳의 명상관에서 진행하는 짧은 프로그램과 '풍경'과 '명상'을 말하는 전시 제목에 이끌렸다. 전시는 첫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자연을 풍경의 대상으로 관조하는 순간, 풍경 속에 놓인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풍경과 나의 관계를 고민해보자 말하는 듯 했는데,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풍경을 이루는 요소에 집중하기 바쁘지 않나 싶었다. 보통은 초록색이 어떻고, 어떻게 하늘거리는지 이파리 뒷면의 색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넋놓고 볼테니까. 신선했다. 풍경 속에 있는 나를 생각하면 내가 놓여있는 상황에 대해 조금은 거리감을 두..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