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면 어촌뉴딜 300 제안공모 참여했다
이번 현상설계의 대상지는 작은 어촌 마을. 항구가 잘 발달한 곳은 아니어서 어촌이라고 해도 어르신들은 밭일도 하시고 논농사를 지으시기도 했다. 반농반어라고 한다나? 아무튼 재미있던 건 어업을 주로 하는 집들의 모습과 농업을 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집과 외부공간 구조가 달랐다.
예를 들어 고추를 기른다면 어느 정도는 내다 팔고, 어느 정도는 바로 식탁에 올리고 또 어느 정돈 말릴 텐데, 말린다는 게 볕이 잘 드는 외부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농사를 짓는 집의 마당은 넓었다. 집과 집 사이에 어느 정도 공간을 두고 지었다. 반면 어업을 주로 하는 집이라면? 구체적으로 김양식을 한다 치면? 김 포자를 김발에 붙이고 바람도 맞히고 바닷물도 맞히다 보면 채취할 시기가 온다. 그물 걷듯이 김발을 배로 끌어당기면 배에 설치된 나선형 톱날이 김발에서 김을 떼어낸다. 다 떼어낸 김은 집으로 가져갈 겨를 없이 항구에 열린 경매로 팔린다. 자연스레 집엔 작업을 할 외부공간이 많지 않아도 된다. 어촌은 그래서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있거나 담벼락과 집 사이 간격이 아주 좁았다.
농업과 어업에 따른 주거 형태 차이
농업을 주로 하는 집(A)의 경우, 집을 둘러싼 울타리와 마당(B)이 넓고, 집 주변에 작은 밭들이 인접해 있다. 어업을 주로 하는 집(A)의 경우 마당(B)이 좁고, 밭은 두지 않는다.
업에 따른 마을의 차이
그런 집들이 모이면 마을의 경관은 전혀 다르게 보인다. 농업을 주로 하는 마을은 울타리와 울타리 사이에 작은 밭들이 있지만, 어업을 주로 하는 마을은 울타리와 울타리 사이에 다른 공간은 없다. 또 마당은 비교적 좁다.
필요에 의해 터를 잡고, 집을 세운다고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내 입장에선 신선했다. 집이란 단지 안방의 크기는 어떻고, 남향을 보는 방의 개수는 몇 개고 하는 내부 공간의 구획뿐 아니라 외부 공간의 구획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새삼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