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근대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에 참여했다
얼마전에 2023 근대도시건축 디자인 공모전에 참여했다. 한데 공모를 진행하며, 고정된 생각의 틀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제안했던 아이디어와 취향에 맞게 이곳 저곳에서 보아온 단어를 이리저리 짜깁기 해서 쓰고 있었다. 디자인그룹 오즈에서 배웠던 '누워있는 프로시니엄'이라는 단어나 '깊은 마당', '그라운드', '슬라브의 적층', 그리고 '프로그램 적층을 통한 외부공간의 활성화' 등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개념들이 한결같이, 머릿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것.
이 현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나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겠다. 조금 틀어서 보면 이는 나의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발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5학년 때 졸업설계 핵심 단어가 주변 등고에 맞춘 저층부의 적층이었다는 걸 보면, 6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자기복제
마음이 후련하지 못하던 어느날, 이런 글을 봤다.
성취욕구가 하늘을 찌르면 독창성은 밀려난다. 성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성공하겠다는 욕구가 강하면 나만의 독특한 무엇을 달성하기 보다는 성공이 보장된 길을 택하고 싶어진다.
-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생각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동안 공모전 참여를 중단하고, 매일 꾸준히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작업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고, 특정 기간이 아닌 매일 꾸준히 해나가는 걸 해야 하지 않을까. 더 다양한 걸 보고 느끼고 내재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압박감이나 공모전에 설계안을 제출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있어선 안된다는 마음이 오히려 자기 복제를 가속화하고, 작업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거칠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