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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 > 우자이/삶과 생각

의자란 단 방향의 시선을 갖는 것 아닐까?

금곡교 밑 벤치

우자이 사진, 금곡교 밑 벤치
우자이 사진, 아치 기둥이 도열된 모습을 바라보도록 벤치가 설치되어있다.

  탄천을 달리다 이런 사진을 찍었다. 금곡교 다리 기둥 사이에 벤치였다. 기둥은 아치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아치가 도열된 모습을 바라보도록 그 중심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의자에 앉아 무언가 바라보던 기억

  바라보도록 되어있었다. 바라봄, 그 단어가 헬리녹스 체어원을 가지고 공원을 거닐던 기억을 꺼냈다. 올림픽 공원 내 지구촌공원에 머물렀다. 의자는 관목 숲을 등진채 경사로에 두었다. 지구촌공원의 조각상, 벚꽃나무, 보행로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공간은 이런 단면을 가졌다.

우자이 단면 스케치, 하나의 장면을 바라보도록 했다.

의자는 단방향의 시선을 동반한다

우자이 단면 스케치, 여러 움직임이 가능했고 다방향으로 시선이 오갔다.

  올림픽 공원에서 접이식 의자를 들고 다녔던 기억은 돗자리를 가지고 다닌 것과 분명 달랐다. 돗자리는 시선의 다방향성을 내포했다. 돗자리에 앉으면 눕기도 하고 사방으로 앉음새를 고쳐보게 된다. 해를 등지고 앉기도 하고 왁자지껄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기도 하고 반대편 나무와 새를 바라보기도 한다.

  반면 의자는 한 방향으로 시선을 두게 한다. 의자는 서로 마주보게 한다거나, 책상을 바라보게 한다거나 또는 어떤 풍경을 바라보도록 만들어졌다. 마치 리처드 디벤콘 초기 그림들 처럼 말이다.

Richard Diebenkorn, 『Woman in Profile』 1958